"위공의 딸에게는 다섯 가지 좋은 점이 있고, 가공의 딸에게는 다섯 가지 나쁜 점이 있다.

혜제의 왕후 가씨는 이름이 남풍이다.

아버지 가충은 삼공의 높은 지위에까지 올라갔다.

처음 무제는 태자를 위해 위관의 딸을 맞아들이고자 했다.

그래서 그 둘을 이렇게 비교했다.

"위공의 딸에게는 다섯 가지 좋은 점이 있고, 가공의 딸에게는 다섯 가지 나쁜 점이 있다.

위씨의 혈통은 총명하며, 아들이 많고, 아름답고, 키가 크고, 피부가 희다.

가씨의 혈통은 질투심이 강하고, 아들이 적고, 못생기고, 키가 작고, 검다."

그러나 원후가 간곡하게 주장하고, 신하인 순의와 순욱이 모두 가충의 딸의 좋은 점을 칭찬했으므로 결혼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남풍은 질투심이 강하고 속임수가 대단히 교묘해서 태자는 두려워하고 꺼려했다.

후궁들도 귀여움을 받는 자가 거의 없었다.

성질까지 잔혹해 자기 손으로 몇 사람을 죽일 정도였다.

어떤 때는 임신한 후궁에게 창을 내던졌기 때문에 태아가 낙태되기도 했다.

무제는 그 일을 알고 화가 나서 태자비를 폐하려고 했지만, 순욱 등이 도와 폐위 당하지는 않았다.

황후의 자리에 오르자 음란하고 방자한 짓을 다하고, 천하의 정치를 자기 손으로 좌지우지하며 궁 안팎을 자기 발 밑에 복종시켰다.

먼저 양준과 여남왕 양, 태보 위관, 초와 위 등을 제멋대로 처단했다.

그래서 천하 사람들이 모두 가황후를 원망했다.

그 때 태자가 폐위 당하자 조왕 윤 등은 사람들의 노여움을 이용해 가황후를 폐위시키고자 계획했다. 이를 안 가황후는 두려워 결국 자를 살해해서 사람들의 희망마저 꺾어 버렸다.

그러나 조왕 윤은 병사를 이끌고 궁전으로 들어가 그녀를 폐위시키고, 천자의 명령이라 사칭해서 금가루가 들어간 술로 그녀를 죽였다.